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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활동가 이야기

독일에서 온 인턴 '슐라밋'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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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지선 댓글 0건 조회 13,085회 작성일 09-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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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사)지구촌사랑나눔의 인턴으로 와 (사)지구촌사랑나눔과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 3개월간 활동하였던 Schulamit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14살 때 독일에서 한국 춤을 추는 사람을 만났어요. 브레이크 댄서였는데 독일에 공연을 하러 온 사람이었어요. 만났을 때 말이 안 통해 긴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막 한국을 찾아봤어요. 그 이후에 한국인 남자 친구가 생겼어요. 남자 친구네 집에서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기도 했고, 남자 친구의 어머니가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셨어요. 그래서 더 알고 싶은 마음에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고, 한국에 오고 싶어졌어요.

Q. 한국에 와서 1년 동안 여러 곳에서 활동을 했다고 들었어요. 거제도 애광원, 두레방,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등 특정한 이슈가 있는 분야인데, 장애인 단체, 성매매 여성들 쉼터, 외국인근로자단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독일과 인턴교류를 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에서 나한테 여러 장소를 알려주고 선택하라고 했었는데 그 중에서 관심있는 곳을 선택했어요. 작년에는 2개월 동안 어린이집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했고, 다른 단체에도 가고 싶어서 선택했어요. 재미있었어요. 애광원에서 장애인이랑 같이 지내는 것들이 좋았어요. 나도 한국에서 언어장애라고 생각했어요. 이 친구들은 언어와 상관없이 나를 너무 자연스럽게 대했고, 친구처럼 함께 놀았어요. 그게 좋았어요.

Q. 슐리는 자원봉사자는 아니지만, 외부의 시선에서 봤을 때 이 곳에서 일하는 것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일하면서 어땠어요?
A.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영어 가르치는 게 재미있었어요. 정말 공부를 재미있어 했어요. 오늘 마지막 수업일이었는데 몽골사람 한 명만 왔어요. 처음에는 공부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점차 줄어들더라구요. 오늘 수업 마지막 날이라서 케잌을 사가지고 왔는데, 둘이서 나눠먹고 얘기했어요. 그 분은 몽골에 있는 가족들이 보고 싶지만, 한국 생활이 좋아서 즐겁게 살고 있다고 했어요. 자유롭고, 공부할 수도 있고, 아이도 사랑스럽고, 즐겁다고 했어요. 이 분이 열심히 공부하시니까 저도 준비한 보람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부엌(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 무료배식소)에서 배식하는 것도 즐거웠어요. 중국동포 할머니들이 일하시는데 사실 그 일이 힘든 일이에요. 부엌 음식 옮기거나, 밥 주는 것도 힘든 일이에요. 저도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 분들이 저에게 정말 매일 고마워하셔서 기분이 좋아졌어요. 할머니도 다른 밥 먹으러 온 사람들도 ‘어느 나라 사람이에요? 고마워요”라고 말을 걸어주고 마음을 표현해준 것이 참 좋았어요. 상담실에서 일하는 외국인직원들도 정말 친절해요. 태국음식, 스리랑카 음식, 네팔음식 다 먹어볼 수 있었는데 정말 맛있어요. 여러 나라 사람들이랑 얘기할 기회도 많았고, 몽골 선생님이 몽골 사진도 보여줬어요. 정말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나라를 경험할 수 있어요. 네팔 선생님은 네팔 교회도 있고 해서 한 번 네팔 교회 갔었어요. 네팔 분들도 너무 재미있었어요. 크리스챤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었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들이 한국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었어요.
아 그리고 이주인권에 대한 세미나 같이 갔던 것도 좋았고, 프리드리히 애버트 재단에서 와서 워크숍 했을 때도 좋았어요. 나도 독일사람이지만 독일 사회를 잘 몰랐기 때문에 재밌는 얘기를 들었고 흥미로왔어요.

Q. 센터에 대한 느낌은 어땠나요?
A.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는데, 센터의 매체들에서 반대적인 입장의 언론을 펼쳐서 깜짝 놀랐어요. 정부의 입장을 옹호할 줄 알았는데 주체적인 의견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상담실 직원들이에요. 거의 대부분이 외국인들이기 때문에 한국에 적응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열심이에요. 결혼해서 애가 있고, 한국어도 열심히 해야 하고, 계속 공부도 해야 한다. 요리도 하고, 집안 일도 하고, 상담도 해야 하고. 물론 그들이 여기서 일하게 된 것은 하나의 기회이지만 여전히 상황이 쉽지는 않은 것 같은데도 정말 열심히 살고 있는 게 대단해 보여요.

Q. 한국 생활 중에 힘들었던 게 있나요?
A. 어린이집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건 너무 어려웠어요. 유치원 아이들은 너무 시끄럽고, 여기저기서 떠들고 놀고 그랬어요. 저는 한국말을 잘 모르고, 애들은 영어를 잘 모르니까 대화하기도 어려웠지요. 제가 처음에 “안녕하세요” 했더니 아이들이 소리지르면서 “’안녕’이라고 해야 해요.”라고 큰 소리를 질렀어요. 마침 다행히 그 곳에 미국사람이 있어서 함께 아이들에게 노래를 가르쳤어요. “반짝반짝 작은 별”, “예수님을 너를 사랑해”, “주의 자비가 내려와” 이런 노래랑 율동을 가르쳐줬어요. 애들이 정말 좋아했어요.  “주의 자비가 내려와”는 제가 율동을 만들었어요. 아이들이랑 춤 추고 노래하고 발음 연습했어요. 내가 그림 그려서 알파벳도 가르쳤어요. 9~13살까지 학생들도 있었는데 실력 차이가 커서 좀 힘들었어요. 남자아이 2명은 전혀 공부를 안하더라구요. 그래서 공부하고 싶은 아이하고만 수업할 수 밖에   없었어요. 아이들이라서 그렇겠지만 학생들은 오후에 숙제하는 것도 싫어하고 매일 놀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영어 가르치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게다가 전 독일 사람이기 때문에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고민되더라구요. 다시 한 번 선생님이란 직업은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도 선생님이 되고 싶지는 않아요.

Q. 한국에서 외국인근로자들이 힘들게 살잖아요. 어떤 게 제일 안타까웠어요?
A. 나는 외국인이라 한국말을 못하는 건 당연한 건데 한국에선 정말 내가 바보처럼 느껴졌어요. 마치 언어장애가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더라구요. 하지만 나도 이성이 있고, 공부할 수 있고, 사람이거든요. 한국말은 못해도 사람들이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 했어요. 그래서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근로자들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수 있어요. 물론 상담실에서 전화 상담을 잘 한 것은 아니에요. 관련법률도 잘 몰랐구요. 그래서 상담하는 외국인직원들 정말 존경해요. 왜냐하면 이 분들은 한국말도 잘 하고, 대부분 영어도 잘 하고, 그 나라 말도 하거든요. 게다가 그들은 한국과 모국 문화의 중간에서 일해야 해요. 한국인 사장님들에게는 높임말 쓰고, 근로자들에게 그 나라 말로 이해시키고. 상담의 내용은 경우마다 다 달라요. 그래서 항상 공부해야 해요. 매일매일 너무 다양한 상담이 있는데도 이 일을 잘 해내는 것을 보고 정말 존경하게 되었어요.

Q. 귀국을 앞두고 있는데?
A. 제주도에 못 가 본 것이 아쉬워요. 그리고 돌아가면 아마도 한국음식이 많이 먹고 싶을 거 같아요. 김밥, 순대, 라면 다 먹고 싶을 것 같아요. 독일에서는 한국음식이 비싸거든요. 배편으로 한국 라면을 보내주세요.
아 그리고 이번 주에 여러 방송국에서 인터뷰 요청이 있었는데 취소해야만 했어요. 두레방이나 외국인근로자 등 여기서 내가 경험했던 것 뿐 아니라 그런 이슈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이번 주가 마지막 주라 귀국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취소했어요. 그게 좀 아쉬워요.
돌이켜보면 즐거운 일이 많았기 때문에 아쉬운 것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홍대 앞에서 댄스도 배웠고 친구도 많이 생겼어요.
독일에 돌아가면 우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고, 영국에서 공부하는 언니도 만나고 싶어요. 9월 26일부터 영국에서 대학교의 학기가 시작하는데, SOAS(School for Oriental and African studies) 라는 곳이에요. 공부가 재미있을 것 같아요. 참 내년 2010년 2학기에는 한국 고려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올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자원봉사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이 센터에서 3개월 동안 있었어요.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어떤 게 최선인지 이제 겨우 알 게 된 것 같은데 돌아가게 되었어요. 돌아가면 사람들에게 한국 생활에 대해서 얘기를 할 거고, 아마 내 인생의 먼 훗날에 돌이켜 보면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 것 같아요. 여기 오기 전에 한 번도 자원봉사를 해본 적이 없지만, 여기서 아주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좋은 영향을 받았어요. 가면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요. 학교가 시작되니까 많은 활동은 못하겠지만, 일주일에 한 번씩은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여러 대학에 지원을 했었는데 많은 학교에서 지원하는 학생의 자원봉사 경력에 깊은 관심을 보였어요. 아마 그것은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일은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재밌기도 하고, 경력에도 도움이 될 것 같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존중하거든요.
한국에서 내가 누구도 도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순간이 정말 많았어요. 난 한국말을 못하니까. 하지만, 사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어요.
독일, 특히 내 고향에는 외국인 친구들이 많아요. 제일 친한 친구들이 에티오피아, 이탈리아, 이집트, 중국에서 온 친구들이에요. 그래서 외국인을 보는 것이 특이한 일이 아닌데 한국은 무척 다른 것 같아요. 한국의 젊은이들이 외국인에 대해서 조금 더 열린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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